심야 라디오 #12 - 말

 요양원 창가의 노인은 자정마다 문을 보며 중얼거렸다.


“아직 안 왔어.”


직원들은 먼저 죽은 남편을 기다리는 말이라고 했다.


노인이 그 말을 한 날에는 늘 입소자 한 명이 위독해졌다.


어느 날 야간 근무자가 노인의 이불을 덮어 주었다.


노인은 직원의 어깨 뒤를 보더니 처음으로 웃었다.


“왔다.”


그 직원은 새벽에 계단 아래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복도 CCTV에는 그가 혼자 계단문을 여는 장면만 남았다.


문 앞에서 그는 누군가에게 길을 비켜 주듯 옆으로 섰다.


다음 날 자정, 노인이 이번에는 내 뒤를 바라봤다.


“또 왔네.”

댓글

가장 많이 본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