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야 라디오 #13 - 방향
밤길을 걷는데 누군가 뒤에서 계속 따라왔다.
나는 사람이 많은 큰길로 나가려고 걸음을 재촉했다.
하지만 골목 입구마다 어린아이 하나가 서서 다른 길을 가리켰다.
아이를 피할 때마다 길은 더 어둡고 좁아졌다.
아이는 다음 골목에 먼저 도착해 같은 손짓을 반복했다.
결국 막다른 주차장에 도착하자 뒤따르던 남자가 달려왔다.
그는 나를 잡으려던 게 아니라 계속 돌아가라고 외쳤다고 했다.
남자의 눈에는 내가 혼자 허공을 따라가는 것으로 보였다.
나는 골목에서 아이를 봤다고 설명했다.
남자는 바닥을 가리키며 누구를 따라온 거냐고 물었다.
아이 발자국은 내 발끝에서 끊겨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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