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야 라디오 # 15 - 이름
아버지는 몇 달 전부터 내 이름을 자꾸 틀리게 불렀다.
검사 결과 치매도 기억 장애도 아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아버지가 처음으로 또렷한 이름을 불렀다.
그것은 내가 태어나기 전에 죽은 형의 이름이었다.
내가 대답하려 하자 어머니가 다급히 입을 막았다.
어머니는 그 이름에 절대로 대답하면 안 된다고 했다.
형도 방문 밖의 부름에 대답한 뒤 돌아오지 않았다고 했다.
그날 밤, 방문 밖에서 아버지가 다시 형의 이름을 불렀다.
잠결에 내가 “네”라고 대답하자 문손잡이가 돌아갔다.
문밖에는 아버지가 없었다.
거실을 보니 아버지는 소파에서 잠들어 있었다.
침대 밑에서 아버지 목소리가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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