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야 라디오 #5 - 돌

 노량진에서 2년째 재수를 하던 시절, 학원 뒷골목에는 늘 같은 노숙인이 있었다.


때가 찌든 패딩을 입고 웅크린 채 허공을 노려보던 사내였다.


눈이 마주칠 때마다 섬뜩함을 느껴 나는 늘 15분을 더 걸려 큰길로 돌아갔다.


자습이 끝난 자정 무렵, 비가 쏟아져 어쩔 수 없이 지름길인 골목으로 달려갔다.


인적 없는 골목 모퉁이를 도는 순간 사내가 갑자기 일어섰다.


사내는 괴성을 내지르며 전력으로 나에게 달려왔고, 손에 쥔 무언가를 내 얼굴로 던졌다.


공포에 질린 채 비명을 지르며 가방을 던져두고 도망쳤다.


다음 날 아침, 떨리는 마음으로 떨어뜨린 가방을 찾으러 골목으로 향했다.


골목 입구는 노란색 경찰 통제선이 쳐져 있었고, 찌그러진 덤프트럭 한 대가 벽을 박고 서 있었다.


주변 바닥에는 어젯밤 사내가 나에게 던졌던 것과 똑같은 붉은 벽돌 파편들이 널려 있었다.


사내는 보이지 않았다.


찾는 사람이 없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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