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야 라디오 #6 - 연락처

 졸업 후 연락이 두절되었던 고등학교 동창 C에게서 갑작스러운 메시지가 왔다.


몇 년 만에 단체 대화방을 만들더니 매일 밤 11시마다 꾸준히 말을 걸어왔다.


"잘 지내지? 밥은 챙겨 먹고 다녀?"


"야, 요즘 얼굴 보기가 정말 힘들다."


단답으로 넘겨도 집요하게 이어지는 연락에 서서히 짜증이 치밀었다.


야근에 시달리던 금요일 밤, 다시 울리는 진동에 결국 정색하며 답장을 보냈다.


"누구세요? 저 그쪽 기억 잘 안 나는데, 이제 연락 안 하셨으면 좋겠어요."


C는 한참 동안 답이 없었다.


주말에 우연히 다른 동창을 만나 맥주를 마시다 C 이야기를 꺼냈다.


동창은 굳은 얼굴로 젓가락을 내려놓았다.


"너 무슨 소리야? C는 3년 전에 군대에서 사고로 죽었잖아."


멍해진 머리로 외투 주머니에서 스마트폰을 꺼내 C와의 대화창을 열었다.


내가 보낸 마지막 거절 메시지 바로 아래에 새로운 말풍선 하나가 떠 있었다.


"미안해, 이제 진짜 안 갈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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